이달의 특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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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ASH COURSE OF THE MON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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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 강론 2017. 2. 12 - 세상의 선한 것, 악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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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 살아가기

세상의 선한 것, 악한 것


박용식 신부의 강론 중에서



거짓 맹세를 해서는 안 된다"(마태 5,33).

오늘 복음 말씀입니다. 예수님은 오늘 복음에서 십계명 중 제5계명(살인해서는 안 된다)과 제6계명(간음해서는 안 된다), 8계명(거짓 맹세를 해서는 안 된다)을 말씀하십니다. 모든 계명을 다 잘 지켜야 하지만 그 중에서 제8계명을 묵상해 봅시다."거짓 맹세를 해서는 안 된다"는 계명은 말로써 이웃을 해치지 말라는 계명입니다. 거짓을 말하든 진실을 말하든 상관없이 말로써 이웃의 마음을 아프게 하거나 정신적, 물질적 피해를 주지 말라는 가르침입니다. 말로써 이웃에게 상처를 주지 않기 위해서는 말을 조심해야 합니다.


유다인의 지혜서인 탈무드에 있는 이야기입니다. 어느 나라 왕이 신하 두 명을 불러 서로 정반대되는 임무를 맡겼습니다. 한 신하에게는 이 세상에서 가장 선한 것을, 또 다른 신하에게는 가장 악한 것을 가져오라는 명령이었습니다. 임무를 맡은 신하들은 온 세상을 두루 돌아본 후에 답을 찾아왔는데 똑같은 답이었습니다. 둘 다 사람의 ''라고 대답했던 것입니다. 왕은 두 신하의 열띤 논쟁을 들어본 후 세상에서 가장 선한 것도 혀요, 가장 악한 것도 혀라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인간의 혀는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선도 될 수 있고, 악도 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세 치밖에 되지 않는 혀는 온몸을 다스릴 정도로 엄청난 힘을 갖고 있어서 혀를 통해 만들어 내는 말 한마디는 행복과 불행의 열쇠가 될 정도입니다. 무심코 내뱉은 말은 누군가의 마음에 들어가 자리를 잡고 좋은 쪽으로든 나쁜 쪽으로든 큰 영향을 주듯이 살아서 움직이기 때문입니다.


혀는 민족에 따라 좋게도 나쁘게도 사용됩니다. 대부분 민족은 상대에 대한 우롱이나 경멸의 표시로 혀를 내민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에서 혀를 내밀며 '메롱'하는 것이 그렇고, 미국에서는 동전을 입속에 넣고 혀를 내밀어 보이는 것이 굉장한 경멸과 모독을 나타내는 것입니다. 제가 미국 버지니아본당 주임신부로 있을 때 성당에서 그런 모독을 당한 적이 있는데 20년이 지난 지금까지 생각이 나는 걸 보면 굉장히 불쾌했던 게 틀림없습니다. 반면에 혀를 내미는 것이 티베트에서는 존경의 인사가 되고, 뉴질랜드의 마오리족에게는 환영의 표시가 되는가 하면 아프리카에서는 혀를 굴려 이상한 소리를 내는 것이 기쁨과 환호의 뜻이기도 합니다.

하여튼 혀를 잘 사용해야 합니다. 야고버 사도는 신자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혀를 삼가라고 권하면서 아무리 신앙심이 깊어도 혀를 제어할 수 없다면 그 신앙심은 무의미하다고 가르칩니다(야고버 1,26). 말로 이웃을 해치는 것은 살인보다 더 많은 피해를 주기도 합니다. 살인은 한 사람만 상하게 하지만 험담은 한꺼번에 여러 사람을 해칠 수 있습니다. 험담을 하는 자신을 해치고, 험담하는 말을 듣고 동조하는 사람을 해치고, 그 험담의 대상자를 해치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혀를 조심하지 않고 함부로 말해서 이웃을 해치는 사람은 남의 물건을 훔치는 사람보다, 성실하지 못한 사람보다, 이 세상 그 어떤 사람보다 더 어리석고 나쁜 사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도둑질이나 다른 죄악은 보속하고 보상하기 쉽지만 말로서 끼친 죄는 보상하기 어렵기 때문에 말로써 이웃을 해치는 죄를 다른 죄보다 더 경계하고 두려워해야 합니다. 물건을 훔친 죄는 훔친 물건을 되돌려주면 보속이 되지만 말로써 끼친 피해는 주어 담을 수 없기에 보속을 다 하기 어렵습니다. 한번 뱉은 말은 쏜 화살이요, 엎질러진 물이므로 주워 담을 수 없고 기워 갚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남을 해치려는 악의가 없이 무심코 한 말이라도, 지나가는 말로 그냥 한 말이라도, 심지어 도와주려고 한 말이라도 상대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면 그것은 잘못을 저지른 것입니다. 무심코 던진 돌에 지나가던 개구리가 맞아 죽을 수 있기 때문이죠. 진실이든 거짓이든 상관없이 말로써 상대를 해롭게 해서는 안 됩니다.

우리 몸에 귀가 둘이고 눈이 둘인데 입이 하나 밖에 없는 이유는 두 번 듣고 두 번 본 것을 한 번만 말하라는 뜻이고, 몸은 큰데 입이 작은 이유는 온 몸으로 체험한 것이라도 작게 말하라는 뜻이 아닐까요?

 예수께서 오늘 복음에서 내려주신 "거짓 맹세를 해서는 안 된다"는 계명을 잘 지키려면 이웃에게 해로운 말을 하지 말고 이로운 말만 해야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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