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특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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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ASH COURSE OF THE MON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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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 강론 2017. 3. 12 - 믿음의 원동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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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의 원동력

허영엽 신부의 강론 중에서


신부님, 다음에 봉성체 오실 때 요구르트 한 개만 사다 주세요. 먹고 싶은데 자주 이불에 소변을 본다고 어멈이 주질 않아요.” 나는 대답 대신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첫 보좌 신부시절 이야기입니다.

 

그 할머니는 십 년 이상 중풍으로 누워 계셔서 다른 이의 도움이 없이는 꼼짝도 할 수 없는 몸이었습니다. 오랜 투병생활로 몰골이 형편없고 한참 동안 입을 움직여야 겨우 몇 마디 하실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할머니는 성체를 받아 모시고는 항상 목놓아 서럽게 우셨습니다. 요구르트를 사달라는 할머니의 말씀이 오랫동안 나의 가슴을 아프게 때렸습니다. 그 후 봉성체를 갈 때마다 나는 요구르트를 한 개씩 몰래 사다드렸습니다. 그러면 할머니는 어린아이처럼 그것을 한 입에 다 드셨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할머니가 갑자기 위독해졌습니다. 그래서 나는 고백을 듣고 이마와 손에 기름을 바르고 병자성사를 드렸습니다. 병자성사가 끝나자 할머니는 꼬깃꼬깃 접은 만 원짜리 지폐 한 장과 오천 원짜리 두 장을 내 손에 쥐어 주셨습니다. “할머니! 왜 이 돈을 저에게 주십니까?” “이젠 나에게 이것이 필요 없어요. 신부님이 가지고 있다가 불쌍한 사람에게 써 주세요.” 나는 사제관으로 돌아오면서 지금 외롭게 죽어가고 있는 사람보다 더 불쌍한 사람이 어디 있을까? 그분은 자신의 전 재산을 준 것이다라고 생각했습니다. 얼마 후 할머니의 장례미사 때, 영정 사진 안에서 마치 천사처럼 밝게 미소짓는 젊은 시절의 할머니를 보았습니다. 나는 그분이 이미 하느님 나라에 계신다고 생각했습니다.


오늘 복음은 예수님의 거룩한 변모 사건을 전해 줍니다. 이것은 주님께서 제자들에게 미리 하느님 나라를 엿보게 해 주신 것입니다. 제자들이 천상의 모습으로 변모하신 예수님의 모습을 기억하여 희망과 확신을 가지고 고난을 이겨 내도록 말입니다. 그러나 베드로는 여기에 그냥 머물자고 예수께 권고합니다. 베드로의 생각은 보통 사람의 마음입니다. 누구나 지금 이렇게 좋은데 변화가 두렵고 안주하고 싶은 것은 당연한 마음입니다. 그러나 그것은 인간의 마음입니다. 우리는 살면서 주님의 뜻을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부족한 인간의 지식과 능력으로 안다고 하지만 보지 못하는 것이 세상에 너무 많습니다.

주님의 영광스런 변모는 신앙인의 믿음을 굳게 하는 힘이 됩니다. 예수님을 따르는 우리도 어느 날 예수님처럼 변화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믿음의 힘이 어떤 시련과 고통 속에서도 좌절하거나 절망하지 않게 하는 원동력이 됩니다. 그래서 그리스도인은 죽음 앞에서도 죽음아, 네 승리는 어디 갔느냐? 죽음아, 네 독침은 어디 있느냐?”(1고린 15,55)고 외칠 수 있는 것입니다.

 

마더 데레사 수녀님이 꿈 속에서 천국의 문에 도착했을 때 베드로 사도는 지상으로 돌아가라. 여기에는 빈민굴이 없다고 말씀하셨다고 합니다. 이 말씀을 통해서 우리가 살아 있는 동안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깨달을 수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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