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특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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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ASH COURSE OF THE MON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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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 강론 2017. 4. 9 - 비수를 품은 신앙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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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수를 품은 신앙인

박영식 신부의 강론 중에서


오늘은 주님 수난 성지 주일입니다. 성지를 축성하고 행렬을 하면서 승리의 기쁨으로 그리스도의 예루살렘 입성을 재현하는 날입니다. 그리스도의 영광스러운 입성은 십자가의 죽음을 거쳐야 비로소 부활의 영광에 이를 수 있음을 예고합니다.

 

구약의 이스라엘 백성 역시 하느님을 믿었습니다. 그들은 하느님의 이름으로 규정을 만들어 놓고 그 규정을 지키는 것이 가장 잘 사는 길이라 여겼습니다. 그들은 기도하는 데에 누구보다 앞선 사람들이었습니다. 이른바 완벽한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모든 규정을 조목조목 따지며 누가 규정을 어기는지 감시하는 데에도 선수들이었습니다. 하느님은 인간을 살리는 분이시며 죄인마저 용서하시는 분임을 소홀히 하였습니다. 율법 준수에 혈안이 되어 있었기에 정작 하느님의 뜻은 외면했습니다. 그들에게는 사랑이 없었습니다. 자비로우신 하느님을 닮지 않았습니다. 모세를 통해 주어진 하느님의 법대로 살 것을 요구하고 법을 지키지 않는 사람을 즉시 고발할 준비가 되어 있었습니다.

 

그들은 하느님께서 약하고 힘없는 이들을 더욱 사랑하신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했습니다. 고달픈 이를 격려하지 않았습니다. 약한 이들을 때리고 그들의 수염을 뽑았습니다. 죄 없는 사람에게 욕설과 침 뱉음을 퍼부었습니다. 그들은 기득권을 누리기 위하여 하느님의 이름으로 힘없는 이들을 짓밟고 죽이면서도 양심의 가책을 받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하느님이 어떤 분인지 알지 못했습니다. 십자가를 지지 않고 영광만을 원했습니다.

 

그러므로 하느님은 당신의 외아들 예수 그리스도를 보내시어 당신의 실체를 밝히셨습니다. 예수님은 하느님과 본질이 같은 분이셨지만, 당신의 것을 다 내어 놓고 종의 신분을 취하셔서 우리와 똑같은 인간이 되셨습니다. 그분은 십자가에 달려 죽기까지 순종하셨기 때문에, 하느님께서 그분을 죽음에서 일으키셨습니다(필립 2,6-11 참조).

예수님은 십자가를 통해 부활의 영광을 얻으셨습니다. 예수님은 당신을 십자가에 못 박는 그들을 용서하셨습니다.

 

사람들은 때로 하느님의 거룩한 이름을 들먹이며 다른 사람의 가슴에 못을 박습니다. “도대체 그 사람의 잘못이 무엇이냐?”는 양심의 소리가 들려오면, 그들은 더욱 악을 써가며 자신이 정해 놓은 삶의 규칙을 따르지 않는 그를 십자가에 못 박아야 한다고 외쳐댑니다. 무심코 내뱉는 말 한 마디가 그를 한없이 슬프게 한다는 사실을 애써 외면합니다.

 

그들 역시 외면상 나무랄 데 없는 신앙인입니다. 그들은 오늘도 성지 가지를 흔들며 높은 곳에서 오신 주님께 호산나를 외치지만 가족과 형제를 찌를 비수를 아직도 마음속에 품고 있습니다. 예수님은 그런 마저 사랑하시며 당신이 나의 비수를 대신 받으십니다. 굳게 닫힌 나의 마음을 여는 아픔을 감수해야 참된 기쁨을 맛 볼 수 있음을 가르쳐 주시기 위해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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