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특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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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ASH COURSE OF THE MON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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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 강론 2017. 6. 18 - 성체와 성혈 우리 존재의 근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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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체와 성혈 우리 존재의 근원

최대환 신부의 강론 중에서


성체 성혈 대축일인 오늘 우리가 듣는 복음은 요한 복음서 6장 전체에 걸쳐 묘사된 빵의 기적의 결론 부분이자 예수님과 군중과의 관계에 있어 중요한 분수령이 되는 대목입니다. 빵을 많게 하신 행위는 군중들을 즐겁게 하고 흥분시키지만 제자가 되어 예수님을 따르는 것은 이적을 넘어서서 표징을 알아보는 신앙을 필요로 한다는 사실이 점점 분명해집니다.


주님의 살을 먹고 피를 마시며 그분 안에 머무르라는 초대가 군중들에게는 걸림돌이 됩니다. 성체성사에서 존재의 힘을 얻고 삶의 무게를 성체조배의 시간을 통해 견뎌 내는 우리 가톨릭 신앙인들의 모습 역시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의 많은 사람들에겐 눈에 거스릴 수도 있겠습니다. 종교를 관념이나 도덕으로만 생각하거나, 아니면 반대로 눈에 보이는 사회에 대한 기여로만 판단하는 사람들에게 성체와 성혈의 방식으로 현존하는 그리스도를 믿고 그 안에서 가장 깊은 힘을 얻는다는 가톨릭 신앙은 수수께끼일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얼마나 많은 내적인 치유들이 세상 곳곳의 작은 성체조배실에서 일어났는지. 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삶의 두려움과 메마름을 성체성사가 거행되는 자리에서 극복하는 체험을 했는지....

어떤 철학자는 인간을 우리 자신은 받을 자격이 있는 것보다 언제나 더 큰 사랑을 필요로 하는 존재라고 표현했습니다. 우리는 주님의 몸과 피를 취할 자격이 없지만 그분이 그런 넘치는 사랑을 주셨습니다. 그러한 주님의 사랑을 체험하는 성체 성혈이 현존하는 자리, 그곳은 우리가 참인간이 되는 자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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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체포되었을 때 저는 빈손으로 떠나야 했습니다.

다음 날 필요한 옷가지와 치약을 가져왔고 편지 쓰는 일을 허락받았습니다.

저는 제게 위장약으로 쓸 포도주를 보내 줄 것을 부탁드립니다.’라고 썼고 신자들은 금방 알아챘습니다. 그들은 미사주를, 위장약이라고 쓴 꼬리표와 함께 작은 병에 담아 보냈습니다. 그리고 습기를 피하도록 손전등 안에 제병을 숨겨 보냈습니다.

그때 느꼈던 기쁨은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습니다. 날마다 세 방울의 포도주와 한 방울의 물을 손바닥에 올려놓고 미사를 거행했습니다. 이것이 저의 제대였고 주교좌성당이었습니다.”

 

베트남이 공산화될 때 정부군에 체포되어 13년 동안 감옥에 갇혀 있었던 프란치스코 하비에르 구엔 반 투안 주교님의 이야기입니다. 주교님은 수용소에 계시면서 밤이면 불이 다 꺼진 수용소 침대에서 손바닥을 제대 삼아 포도주 세 방울로 미사를 봉헌하셨습니다.

담뱃갑 종이로 작은 주머니를 만들어 성체를 보존하시고 신자들과 함께 성체 조배를 하셨습니다.

주님께서는 상상할 수 없는 방식으로 주교님과 신자들을 도와주셨고, 오히려 그곳에서 사람들이 더욱 열렬한 신앙인이 되었다고 고백하십니다.

 

성체성사는 이토록 중요한 것입니다. 절망 속에서도 성체성사는 구원의 빛이 되고 주님을 만나는 통로가 되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지금 신앙생활이 자유로운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오히려 이럴 때 주님께 더욱 감사드리며, 더 자주 미사에 참여하고, 더 정성껏 미사를 봉헌해야 할 것입니다.

청하는데 있어서 무엇을 청해도 좋지만 계속해서 청했으면 좋겠습니다. 설령 그것이 별로 바람직하지 않다고 해도 계속해서 청하다보면 아주 특별한 체험을 할 수 있습니다.


처음에는 내 편에서 필요한 것, 내가 좋아하는 것을 중심으로 청하게 되는데, 계속해서 믿음을 가지고 청하다 보면 나의 마음이 점차로 바뀌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것으로 나아가는 것을 청하게 되지요. 그러니까 무엇을 청할 때 마음에서는 그걸 원하지 않는데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걸 청해야 한다는 강박 때문에 내 솔직한 마음과는 다른 것을 억지로 말씀드리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청하는데 있어서 우리는 예수님께서 겟세마니에서 기도하실 때 하느님 아버지께 말씀드렸던 것을 생각하는 게 좋겠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먼저 아버지께서는 무엇이든 하실 수 있으시니, 이 잔을 저에게서 거두어 주십시오하고 말씀드렸습니다. 수난에 앞서 예수님께서는 지금 하느님 아버지께 당신의 솔직한 마음을, 원의를 드러내고 계시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이렇게 하셨으니 우리도 예수님의 모범을 따라 우리의 솔직한 바람을 드러내면 되는 것이지요.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겟세마니에서 기도하실 때 당신의 바람만 말씀드리고 끝내시지는 않았습니다. 이어서 그러나 제가 원하는 것을 하지 마시고 아버지께서 원하시는 것을 하십시오라고 하시지요. 당신의 뜻을 드러내면서도 하느님 아버지께 온전한 신뢰로 당신을 맡기시는 것입니다. 우리도 우리의 솔직한 바람을 말씀드리고, 이와 더불어 하느님 아버지께 온전한 신뢰로 우리 자신을 맡겨 드리는 것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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