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특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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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ASH COURSE OF THE MON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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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 강론 2017. 7. 02 - 용서하기 전에 용서 청하기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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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서하기 전에 용서 청하기

조재형 신부의 강론 중에서


어떤 책에서 배우자로부터 사랑이 식음을 느꼈을 때를 적은 글을 보게 되었습니다. 그 중 기억나는 몇 가지를 적어봅니다.

 

- 참외를 열심히 깎고 있는데 나는 다 먹었으니까 그만 깎아.”라고 말하는 그 사람. 내가 먹으려고 깎던 참이었는데……. 이럴 때 사랑이 식는다.


- 며칠 동안 정성 들여 그녀에게 줄 선물을 준비했다. 그런데 선물을 받은 뒤 오히려 고작 이거야?”라고 반문하는 그녀. 사랑이 식는다.


- 결혼 19년 차인 우리 부부. 이제 아내는 나에게 말도 없이 값비싼 가전제품을 구입한다. 퇴근하고 집에 오면 커다란 김치 냉장고가 킬킬거리며 서 있다.


- 극적인 상황이 전개되는 드라마를 봐야 하는데 리모컨을 꼭 쥐고 있는 남편. 일부러 천천히 유선방송 채널까지 한 바퀴 돌릴 때 너무 얄밉다.


- 몸살 기운이 있어 누워 있어야겠다고 하자, 남편이 아들에게 이렇게 말하는 것이 아닌가? “엄마, 아파서 큰일 났네. 저녁은 어떻게 먹지?” 그럴 때 정말 애정이 확 식는다.


- 똑같이 일하고 집에 들어와 청소하는데 걸레 들고 구석구석 닦으라고 말하는 그가 정말 얄미웠다. 예전에는 그만 좀 하라고 그러더니…….

 

이 글들을 보면서 사랑이 식을 수밖에 없는 이유를 발견하게 됩니다. 바로 사랑하는 사람의 입장을 생각하지 않고, 내 생각만을 내세우기 때문에 사랑이 식을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사랑이란 너를 보며, 너를 위해 할 수 있는 최선의 것이 아닐까요? 그런데 나만을 보며, 나를 위해 하는 것을 가지고 사랑이라는 소중한 단어를 쓰고 있는 것은 아니었을까요?

 

오늘 한국 최초의 사제이신 성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님의 축일을 이동하여 맞이하고 있습니다(원래는 75일이지요). 신부님께서는 사제서품을 받은 지 딱 1년 만에, 스물여섯의 젊은 나이로 한강 새남터에서 순교하셨지요. 많은 능력과 재주를 가지고 계셨던 신부님, 그러나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자기 자신을 위한 삶보다는 주님을 위한 삶이라고 생각하셨습니다. 다시 말해 주님을 향한 사랑을 위해 가장 최고의 사랑이라 말할 수 있는 순교를 선택하셨던 것이지요.

 

주님께서는 이러한 사랑을 실천하는 사람들을 결코 외면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오늘 복음을 통해서 이러한 말씀을 전해주시지요.

 

너희는 내 이름 때문에 모든 사람에게 미움을 받을 것이다. 그러나 끝까지 견디는 이는 구원을 받을 것이다.”

나만을 위한 잘못된 사랑이 아닌 주님의 뜻을 따르는 제대로 된 사랑을 해야 합니다. 이러한 사랑의 실천만이 진정한 구원을 받을 수 있습니다.


어떤 형제들은 기도에 대한 면담을 할 때 그런 말을 하기도 합니다. “기도 준비를 제대로 하지 못해서 복음묵상 기도를 제대로 할 수 없었습니다그러면 제가 다시 묻습니다. “그런데 기도 준비를 하지 못하면 복음묵상 기도를 할 수 없나요?” 우리에게 항상 기도 요점 말씀을 실천할 시간이 주어지는 것은 아니지요.


기도 요점 말씀을 정하고 복음의 대강의 줄거리를 파악하고 바로 복음묵상 기도에 들어가야 할 때도 있습니다. 어떤 형제는 아주 조심스럽게 말합니다. “신부님, 실은 제가 기도 준비를 열심히 하지 못했는데 복음묵상 기도 시간이 너무도 좋았고 짧았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복음묵상 기도는 내가 하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께서 하시는 것이기 때문에 그랬겠죠. 아무튼 기도 준비와 복음묵상 기도 사이엔 이런 차이점이 있습니다.


복음묵상 기도 시간이 되면 기도하기에 편안한 자세로 자리에 앉아 호흡을 가다듬고 지금 내 앞에 주님께서 함께 하심을 의식합니다. 주님께서 지금 당신과 보다 친밀한 관계에로 나아오려고 노력하고 있는 나를 사랑스런 눈빛으로 바라보시는 것을 생각합니다. 그리고 성령께서 이 시간 함께 해주시길 청합니다. 그리고 나서 청할 은총을 주님께 간략하게 말씀드립니다. 그 다음에 복음의 대강의 줄거리를 천천히 기억해 봅니다.


복음에서 주님께서는 어떤 상황에서 누구를 대상으로 어떤 말씀을 하셨는가 하는 것을 훑어봅니다. 그런 다음에는 요점 말씀을 중심으로 말씀에 잠겨 있으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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