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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 강론 2019. 01. 20 - 내 인생의 물독에 주님을 가득 채우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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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의 물독에 주님을 가득 채우며



기경호 신부


연중 제2주일



예수님께서 갈릴래아 카나의 혼인 잔치에 초대를 받아 가십니다(2,1-2). 그분께서는 사랑과 일치, 창조와 생명이 시작되는 기쁨의 잔치에 함께 참여하신 것입니다. 그 잔치에는 혼인 당사자뿐 아니라 세리와 어부 등 다양한 출신 배경을 가진 제자들, 예수님의 어머니 등 여러 부류의 사람이 함께 있었습니다.


혼인 잔치의 축제 분위기가 무르익어 가는데 포도주가 떨어집니다. 포도주가 떨어졌다 해서 혼인이 성사되지 않는 일은 없겠지만 기쁨의 분위기가 식어버릴 수 있는 상황이 된 것입니다. 단지 흥이 깨지는 것만이 아니라 사람들이 자리를 떠나감으로써 혼인 잔치집이 텅 비게 될 수 있었습니다.

 

이때 예수님의 어머니가 나서서 예수님께 포도주가 없구나.” 하고 말합니다(2,3).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아직 저의 때가 오지 않았습니다.”(2,4) 하며 거절하십니다. 그분께서는 메시아로서 와 계시므로 이미 구원의 때가 와 있음에도 그렇게 말씀하신 까닭은 십자가에 달려 죽으심으로써 모든 것을 다 이루시는 그때는 지금이 아니기 때문이었습니다.


예수님의 거절에도 아랑곳하지 않으시고 마리아는 일꾼들에게 무엇이든지 그가 시키는 대로 하여라.” 하고 말씀하십니다(2,5). 마리아는 이미 잉태 고지를 받을 때부터 아들이 구세주로 왔음을 알고 있었고, 모든 것을 이룰 수 있음을 믿으셨기에 그렇게 말씀하신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일꾼들에게 물독에 물을 채워라.” 하시고(2,7), 그들이 물독마다 가득 채우자, “이제는 그것을 퍼서 과방장에게 날라다 주어라.” 하십니다. 이렇게 그분께서는 물을 신랑이 처음에 내놓았던 포도주보다 더 좋은 포도주로 바꾸어주심으로써 당신의 영광을 드러내시고 제자들의 믿음을 불러일으키십니다(9-11).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과 교회, 가정, 수도공동체는 혼인 잔치와 같습니다. 누구나 하느님의 부르심을 받았기 때문이고, 그분께서 함께해주시기 때문입니다. 이 삶의 축제에는 선한 사람과 악한 사람, 내가 좋아하는 사람과 싫어하는 사람, 가난한 사람과 부자, 권세가와 사회적 약자들 모두가 차별 없이 초대받았습니다.

 

포도 없이 물이 포도주가 될 수 없듯이 이렇게 함께하는 것은 불편하고 불가능한 것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예수님을 중심에 모시고 그분과 함께한다면 물이 포도주로 바뀌듯 기쁨과 축제로 바뀔 수 있을 것입니다. 따라서 고정관념과 선입견, 사고의 틀을 벗어버리고 영혼의 빈자리에 그분을 모셔야 합니다.

 

물이 포도주로 바뀌는 이 표징에서 물과 포도주 사이에 예수님의 말씀이 있음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내가 하는 일, 세상사, 일상의 만남 등 우리의 모든 일이 일종의 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것을 포도주 곧, 모든 이에게 기쁨을 가져다주고 선을 불러일으키는 선물과 의미로 바꿔주시는 분은 바로 예수님이십니다.

 

우리 모두 예수님께 대한 확고한 믿음을 지니고, 개인과 사회라는 물독에 사랑과 관심의 물, 정의와 평화의 물, 공감과 공생의 물을 가득 채워 모든 관계를 기쁨과 생명이 꿈틀거리는 축제로 바꿔놔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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