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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 강론 2017. 10. 15 - 함께 기뻐하고 즐기는 열린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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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기뻐하고 즐기는 열린 마음

기경호 신부의 강론 중에서


오늘 복음에서 임금은 모든 사람들을당신 아들의 성대한 혼인 잔치'에 초대하신다. 이 잔치는 우리에게 사랑과 선과 평화를 베푸시는 기쁨의 잔치이다. “만군의 주님께서는 이 산 위에서 모든 민족들을 위하여 살진 음식과 잘 익은 술로 잔치를, 살지고 기름진 음식과 잘 익고 잘 거른 술로 잔치를 베푸시리라.”(이사 25,6) 이 잔치는 삶의 희망과 하늘나라의 기쁨을 맛보게 하는 모두를 위한 구원의 잔치이다. 이 잔치는 기쁨과 생명력, 평온과 안정감을 고취시키고 죽음을 영원히 없애준다(이사 25,8).

 

하느님께서는 먼저 예언자들을 통해서, 또 사도들을 통해서 사람들을 초대하셨다. 그러나 그 초대를 받아들인 사람은 얼마 되지 않았다. 유대인들과 바리사이들은 하느님의 거저 베푸심을 거부함으로써 자신들의 영광의 표징인 예루살렘을 불살라버린 것을 포함하여 모든 것을 잃었다.


임금이 혼인잔치에 사람들을 초대하러 두 번이나 종들을 보냈으나 그들은 아랑곳하지 않고자기 할 일만 하였으며, 종들까지도 죽이는 매우 적대적인 태도를 보였다. 이에 임금은 군대를 풀어, 초대를 받고서도 거절한 자들을 진압하고 동네를 불살라 버린다. 그들은 하느님께서 주시는 기쁨과 자비를 받아들이지도 나누지 않고 암흑 속에 스스로를 던져버린 것이다. 그러자 거리에 나가 악한 사람 선한 사람할 것 없이 만나는 대로 데려와 잔칫방을 가득 채웠다.


우리 모두는 죄 중에 있든 은총 중에 있든, 잘 살든 못 살든, 신분이 어떻든 늘 하느님으로부터 기쁨의 잔치에 초대받고 있다. 그럼에도 많은 이들은 오늘 복음의 초대받은 이들처럼 아랑곳하지 않고현세의 자기 일에만 몰두하여 살아간다. 따라서 하느님께서 바라시는 것보다 자기 뜻을 추구하고 싶은 마음이 늘 앞서 있다.


그래서 늘 바삐 움직이면서도 하느님과의 고요한 만남의 시간이나 말씀을 듣는 시간을 내지는 않는다. 정작 무엇이 내 삶에서 더 중요한지, 삶의 주인이 누구인지 헷갈린 채 오늘도 자기만의 삶을 즐긴다. 주님께서 거저 베푸시는 자비와 기쁨을 받아들일 마음의 빈터가 없다. 주님께서는 한순간도 놓치지 않으시고 자비를 베푸신다. 사실 매순간이 잔치이다. 주님께서는 잔치를 마련해주시고 우리 모두가 함께 즐거워하고 기쁨을 나누기를 간절히 바라신다.


혼인잔치에 초대받은 이들 가운데 예복을 입지 않은 한 사람이 손발이 묶여 어둠 속으로 내쫓긴다. 그는 길에서 갑자기 불려오느라고 미처 예복을 차려 입을 시간이 없었음에도 내쫓긴다. 구원을 받으려면 그 잔치에 어울리는 삶의 예복을 차려입어야 한다. 예복은 구약성서에서 구원의 옷이며, 묵시문학에서는 의인들과 선택된 자들이 입을 영광의 옷을 가리킨다. 여기서 혼례복은 산상수훈의 가르침을 행함, 아버지의 뜻을 행함, 의로움을 행함, 사랑의 이중계명을 행함, 자비를 행함을 뜻한다. 하늘의 아버지의 뜻을 채운 사람만이 영원한 잔칫상에 참여할 준비를 함으로써 뽑힌 이들의 대열에 들 희망을 가질 수 있다.


부르심을 받은 사람은 많지만 선택된 이들은 적다”(14)는 말씀은 구원될 사람의 수가 많고 적음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세례받음이나 많은 봉사가 곧 구원을 결정적으로 보장해주지는 않는다는 뜻이다. 오늘 복음의 예복은 그리스도 안에서 새로운 삶을 살아야 하는 이들이 입어야 할 옷이다. “진리의 의로움과 거룩함 속에서 하느님의 모습에 따라 창조된 새 인간을 입어야 한다.”(에페 4,24) 거저 베풀어지는 잔치에 합당한 예복은 회개를 통한 새 마음, 기쁨과 사랑을 받아들이는 열린 마음, 그 사랑을 공유하고 함께 나누는 태도이리라!


교회 안에는 신분에 관계없이 이름뿐인 그리스도인들이 적지 않다. 가득 찬 손님 중에는 자칭 올바르다고 하는 사람들보다 먼저 하늘 나라에 들어가게 될 세리와 창녀들(마태 21,31)과 특히 이방인들이 많을 것이다. 우리 모두 하느님의 사랑의 초대에 기꺼이 응답하며 그분의 뜻을 실행하는 신자다운 신자가 되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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