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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 강론 2018. 10. 28 - 절박함과 간절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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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박함과 간절함




양성국 신부


연중 제30주일



최근 제 자신을 성찰하던 중에 발견하게 된 치명적인 약점이 한 가지 있습니다. 진정성의 결여! 간절함의 상실! 적당주의! 뭐든 적당적당, 대충대충 해치우려는 경향이 아주 큽니다. 치밀하게 계획도 세우고 최선을 다해보려고 노력하는 적극성이 부족함을 느낍니다. ‘잘 되면 그만, 잘 못 되도 어쩔 수 없지하고 어물쩍 넘어갑니다. 틈만 나면 우스갯소리로 위기를 넘깁니다. 어떤 때는 진담인지 농담인지 사람들이 고개를 갸우뚱합니다.


절실함, 진정성이 부족하고 삶에 대한 진지함도 떨어지다 보니 삶의 질도 낮습니다. 그날이 그날이고 어제와 똑같은 오늘이 반복됩니다. 긍정적인 방향에로의 삶의 변화나 성장도 기대하기 힘듭니다. 이런 면에서 눈먼 거지바르티매오가 보여준 태도는 크게 칭찬받을 만합니다.


물론 그의 처지는 처절할 정도로 절박했습니다. 그냥 거지들도 먹고살기 힘든 시대였는데, 바르티매오는 눈까지 멀었습니다. 동업자들과의 경쟁에서 언제나 뒤로 밀렸습니다. 한 푼 얻어 볼까, 아무리 기다려 봐도 그에게 눈길 주는 사람은 없었습니다. 수입이 없다보니 굶기를 밥 먹듯이 했습니다. 거지 사회에서도 그는 철저하게 외면당하고 있던 왕따였습니다.


이런 바르티매오 인생에 기적 같은 일이 한 가지 생겼습니다. 구원자이자 치유자이신 예수님께서 그가 구걸하고 있던 장소를 지나가십니다. 바르티매오는 마치 기적처럼 찾아온 그 기회를 절대 놓치고 싶지 않았습니다. 그간의 서러움, 그간의 깊은 상처, 그 간절함과 절박함을 목소리에 담아 크게 외칩니다.


다윗의 자손 예수님, 저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마르코 복음 1047)

 

다시는 찾아오지 않을 기회 앞에 바르티매오는 자신의 삶 전체를 바쳐 간절한 목소리로 외친 것입니다. 잠시의 망설임도 없었습니다. 사람들 눈치를 본다던지 체면을 차릴 생각도 없었습니다. 그저 젖 먹던 힘까지 다해서, 자신 안에 남아있는 모든 에너지를 다 동원해서 외친 것입니다.


이런 바르티매오의 간절한 목소리를 어떻게 주님께서 외면하실 수 있겠습니까? 그 절박함, 그 강한 믿음은 곧 치유와 구원, 새 삶으로 연결되었습니다. 당시 바르티매오 옆에는 수많은 다른 거지들과 환우들이 죽치고 앉아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들에게는 바르티매오 같은 간절함, 적극성, 능동성이 없었습니다. 그저 흐리멍텅한 눈으로 강 건너 불 바라보듯 예수님을 바라봤습니다. 적극성과 절박함이 없는 그들은 일생일대 선물처럼 찾아온 기회를 놓치고 말았습니다.


오늘 우리 내면의 상태는 어떤지 점검해볼 일입니다. 바르티매오가 지니고 있었던 그 적극성이 있습니까? 단 하루를 살더라도 인간답게 한번 살아보고자 하는 강렬한 원의가 있습니까? 예수님께서는 반드시 나를 치유시켜주실 분이라는 강한 믿음이 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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