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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 강론 2018. 09. 30 - 보다 사랑하지 않은 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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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다 사랑하지 않은 죄



양승국 신부


연중 제26주일




죄와 관련해서 강경하고도 섬뜩한 경고말씀을 던지시는 예수님의 말씀을 묵상하면서 죄 중의 죄가 어떤 죄일까, 한번 생각해봤습니다. 많은 분들이 죄를 고백하는데 있어, 지극히 제한적인 모습을 보입니다. ‘나 자신이라는 테두리를 치고, 거기에서 단 한발자국도 벗어나지 않습니다. ‘에 대한 너무도 편협한 사고로 인한 오류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다른 무엇에 앞서서 내 신발에 묻은 먼지를 털어내는 노력, 내 허물부터 먼저 살펴보고 쇄신하려는 노력도 소중합니다.

 

그러나 여기 더 큰 죄가 있습니다. 아마도 이런 죄이겠지요.

가난하고 소외된 이웃들의 부르짖음에 귀를 막은 죄, 보다 능동적으로 공동선을 위해 투신하지 않은 죄, 이 시대가 심각하게 겪고 있는 아픔에 마음 깊이 동참하지 않은 죄, 보다 나은 세상을 건설하려고 노력하는 선한 의지를 지닌 의인들과 연대하지 않은 죄...

 

마태오 복음 25장에서는 더 명확하게 큰 죄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습니다.

누군가가 굶주렸을 때 먹을 것을 주지 않은 죄, 누군가가 목말라하는데 마실 것을 주지 않은 죄, 누군가가 떠돌이 나그네 생활을 하고 있는데, 그를 따뜻이 맞아들이지 않은 죄, 누군가가 추운 날씨에 덜덜 떨고 있는데, 입을 옷을 주지 않은 죄, 누군가가 병고에 시달리고 있는 데, 병문안 한번 가지 않은 죄, 누군가가 감옥에 갇혀 극심한 외로움에 시달리고 있는데, 한 번도 찾아가지 않은 죄...

 

결국 우리가 일상적으로 짓는 죄 중에 큰 죄는 보다 적극적으로 사랑하지 않은 죄입니다. 나 자신으로 향하는 작은 사랑을 보다 큰 사랑으로 키워나가지 않은 죄, 나만, 우리 가족만, 우리 공동체만 문제없으면 그만이라는 극단적 이기주의로 인한 죄는 죄 중에 정말 큰 죄가 아닐 수 없습니다.


우리가 지니고 있는 이 작은 사랑이 나날이 성장해나가길 바랍니다. 우리가 지니고 있는 작은 안목, 작은 시야가 점점 확대되어 세상의 작은 아픔도 예민하게 느끼게 되길 바랍니다. 성숙한 신앙인의 눈으로 세상을 보다 유심히 바라보게 되길 바랍니다.


눈물의 골짜기 아래에서 신음하고 있는 가난한 사람, 굶주리는 사람, 근심하는 사람, 죽어가는 사람을 발견하게 되기를 바랍니다. 우리의 신앙이 나 자신이라는 좁은 울타리를 벗어나 보다 넓은 영역으로 확대되길 바랍니다. 세상의 아픔이 내 아픔이 되고, 세상의 눈물이 내 눈물이 되고, 세상의 구원이 내 구원이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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