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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 강론 2019. 03. 17 - 고난 중에 희망을 호흡하며

고난 중에 희망을 호흡하며

 

 

기경호 신부

사순 제 2주일

 

예수님께서는 이제 갈릴래아에서의 복음 선포 활동을 마무리하고 예루살렘으로 향하는 여정을 준비하시기 위해 산에 오르십니다. 결정적인 순간을 맞으신 예수님의 영광스러운 변모는 다시 오실 때의 모습과 신적(神的) 높임을 받으심을 알려줍니다.

 

산위에서 예수님께서는 모세와 엘리야와 예루살렘에서 이루실 일, 곧 죽음과 부활과 승천을 통한 인류 구원에 대해 얘기하고 있었습니다(9,31). 그러나 잠에 빠졌다 깨어난 제자들은 아무것도 알아듣지 못한 채(9,32) 예수님의 영광의 표징과 둘의 모습만 보았습니다.

 

제자들은 예수님께서 수난을 당하실 것을 이해하지 못했고, 영광스런 모습과 부활을 연결해서 받아들이지도 못합니다. 결국 그들은 눈앞에 펼쳐진 영광의 표징만 보고 거기에 안주하고 싶어서 초막을 짓자고 합니다(9,33). 그때 하늘에서 “이는 내가 선택한 아들이니 너희는 그의 말을 들어라.”(9,35) 하는 소리가 들립니다. 하늘에서 들려오는 이 말씀은 곧, 하느님을 알려면 그분의 아들이신 예수님의 말씀을 따라야 한다는 것입니다. 예수님의 영광스런 변모는 그분이 하느님의 사랑하는 아들이심을 드러내줌과 동시에, 죽음과 부활을 통하여 하느님께로 옮겨가실 것을 보여줍니다.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길을 보여주시며 제자들을 준비시키십니다.

 

예수님의 제자들인 우리도 그 길을 따라 의미 있는 삶을 추구하고 하느님의 생명을 이 세상에서 실현하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그렇게 살려면 고통을 피하려고 하지 말아야 하고, 고통에 담긴 의미와 고통 너머에 있는 희망을 보아야 합니다. 왜냐하면 하느님께서는 어떤 처지에든 함께 해주시기 때문입니다. 하느님의 일을 하는 우리의 수난과 죽음이 곧 영광과 구원에로의 길임을 잊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부활의 영광, 곧 행복에 이르는 길은 일상의 삶에서 그리스도와 함께 죄악과 탐욕, 현세에 대한 애착과 근심 걱정에 물든 자아에 죽고, 고통과 시련을 겪어냄으로써 도달하는 여정입니다.

 

오늘의 말씀을 보면, 아브람은 후손을 얻지 못해 미래에 대한 보장이 없는 불확실한 처지에 놓여 있었고, 사도 바오로는 감옥에 갇혀 있으며, 예수님께서는 모욕과 비난, 몰이해와 폭력이 기다리는 예루살렘으로 가시어 수난과 죽음을 맞게 되어 있습니다. 하느님을 향해 걸어가는 우리의 처지도 바로 그들의 처지와 같습니다. 힘들고 고달픈 인생 여정을 걷고 있는 우리는 어디서 희망을 찾을 수 있을까요? 아브람은 주님을 믿음으로써 주님으로부터 의로운 사람으로 인정받았습니다(창세 15,6). 사도 바오로는 십자가를 원수로 여기지 않고 주님 안에 굳건히 서 있었습니다(필리 3,18. 4,1). 하느님께서는 당신의 선택받은 아들이신 예수님의 말을 들으라고 하십니다.

 

하느님 자녀들의 일은 그 어떤 고통과 시련이 오더라도 목숨을 바쳐 사랑하고 하느님의 생명과 정의를 선포하는 일입니다. 이 여정에서 우리의 위로요 희망은 하느님께 대한 믿음뿐입니다. 참으로 삶이 힘들고 막막하며, 외롭고 우울할 때 절망하거나 체념하지 말고, ‘그럼에도’ 희망이신 주님을 바라보며 힘을 내어 다시 시작하는 오늘이길 간절히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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